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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하루

블로그도 역마살이 끼였나보다

수다공작소 2010. 5. 24. 00:45

났다. 그와 그녀는 ‘사이좋은 세상’으로 떠나버렸다. 뭐가 있기래 그리도 급히 떠난 걸까? 궁금했다. ‘나도 한 번 가볼까?’ 싶었다.

 

싸이월드로 전입신고를 냈다. 이제 시작이다. 친구가 운영하던 멋들어진 홈페이지를 더 이상 부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초반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더 많은 노동력이 든다. 찾고 맺고, 찍고 올리고, 사고 꾸미는 일련의 과정들이 매일 반복됐다.

 

어느 순간부터 그 동네가 더 이상 사이좋은 세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보이고자 하는 무리(노출증)와 보고자 하는 무리(관음증)의 만남 때문일까? 아무튼 나 역시 그 무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금은 주거지용도변경 신청서를 낸 상태다. 더 이상 사진으로 집을 꾸밀 생각이 없다. 오히려 Flickr가 사진발은 훨씬 더 잘 받는다.

 

싸이와의 관계가 시큰둥해져갈 때쯤 네이버가 이웃neighbor을 가장해 나에게 접근했다. 한메일이 유료화의 길로 접어들었고, 넘쳐나는 스팸메일도 지겨웠다.

 

로 이사한 은 마음에 들었다. 매달 몇 만 원씩 돈도 줬고, 자기 일도 아닌데 오지랖도 넓게 내 일을 봐줬다. 연두 빛이 감도는 녹색로고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던 중 블로그를 알게 됐고, 제2의 싸이질이 시작되었다.

 

이번 싸이질은 예전과는 좀 달랐다. 사이좋은 시절에는 오로지 나의 콘텐츠로 승부를 봤다면, 이번 블로그질은 과감하게 저작권을 뒤흔들었다. 남의 떡이 더 커보였던 탓일까? 슬그머니 남의 콘텐츠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블로그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무렵 ‘베타 뭐시긴가’가 자꾸 떴다. 서비스의 질을 더 높이려는 건물 관리인의 배려였지만, 늘 그 혜택은 강남사람들(파워블로거)에게 돌아갔다. 나름 괜찮은 블로그라 자부했던 탓에 ‘소외’에 대한 실망감은 컸다.

 

수록 화딱지가 커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눈이 핑 돌아갔다. 이제 때가 된 것이다. 설치형 블로그를 찾던 중 티스토리를 알게 됐다.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그 내부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

 

처음엔 정말 힘들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주던 네이버와 달리 티스토리는 나에게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HTML과 CSS는 참 생소한 개념이었다. 복잡타 싶어 관두려 해도 이미 지불한 계약금이 아까워서 물러날 수 없었다.

 

외국동네도 기웃거려보고, 선배님들도 찾아가 보았다. 어떻게 저런 걸 만들었을까? 단순하지만 깔끔한 매력이 돋보이는 블로그에서 복잡하지만 예술혼이 담긴 블로그까지 모두들 하나 같이 멋있었다.

나에게도 그런 블로그가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몇 날 며칠을 블로그에 매달려 보았지만, 해답은 쉬이 도출되지 않았다.

 

덕이 너무 심하다고 하실지 모르겠다. 난 데 없이 텍스트큐브에 둥지를 텄다. 그것도 하나가 아닌 두 곳이다. 하나는 한국형이고, 다른 하나는 미쿡형이다. 영어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영어로 된 블로그를 만들어보고 싶어 과감히 도전했다.

 

삶도 어중이떠중이 그러더니 블로그도 역마살이 끼였나보다.

 

* 노스트라다무스도 아니고 다시 티스토리로 회귀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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