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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소식/모로코 궁금해

길 가다 침 맞은 완전 퐝당 시츄에이션

수다공작소 2009. 10. 20. 02:00

케니트라중심

 

완전 퐝당 시츄에이션

돌도 맞아봤고, 코도 부러져 봤지만 오늘만큼 굴욕적인 사건이 있었을까?

 

오늘은 아침부터 배배 꼬이는 날이었다.

 

돈을 받을 수 있냐? 물었더니 인샬라로 답하더라.

물과 전기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관련 기관에서 계량기를 사야한다. 우리돈으로 무려 12만 원. 물론 계약이 종료되면 그 중 8만 원 정도는 다시 되돌려준다. 그런데 그 돈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건 뭐 남의 돈 넙죽 받아먹겠다는 막장 제도.

행여나 돈을 못 받을까 싶어 몇 달 전부터 해당부서를 찾아 관련 사항을 조목조목 캐묻곤했는데, 오늘 내가 들은 답변은 일전에 들었던 희망적인 메시지와는 달리 '인샬라(그건 신의 뜻이겠지)'였다.

순간 화가 나서 지갑 속 지폐를 꺼내 모하메드왕을 구겨버렸다. 그랬더니 자기들끼리 뭐라뭐라 그러더니, 날 없는 이 취급하더라. 근데 더 막장인 것은 모든 일이 마무리되고 나니 내 손을 슬그머니 잡더니 사귀잖다. 이 죽일 놈은 깽님들.

이 나라만큼 관공서가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곳이 또 있을까? 모로코인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니, 더 할 말이 없다.

 

한 때 중국에서 청산가리 주사기 테러가 이슈가 되더니

케니트라kenitra

길 가다 침을 맞았다. 허준도 울고갈 바로 그 '침', 인간의 타액! 새똥이면 더 나았으리라. 어떤 양아치 두 놈이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나를 향해 힘껏 침을 뺃었다. 돌도, 시누아 소리도 아닌, 일전에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사건이라 순간 몸이 꽁꽁 얼어버렸다.

늘 호신용 겨자엑기스를 가지고 다니기에 가방에서 꺼내 "느그들 이리온나!" 외쳐봤지만, 오토바이는 저만치 가버린 상태였다. 무슨 놈의 나라가 이 모양인지. 자기들마저도 '싫다'고 하는 나라, 모로코. 모든 문제의 근원은 썩을 놈의 남자라는 한 아이의 발언. 물론 십분 아니 백분 인정하는 바다.

해외봉사 땟깔 좋은 낭만 같지만 현실은 이렇게 구리다. 그 구린 거 못 견디면 아예 한국 밖을 안 나가는 게 좋다.

참을 인으로 먹고 사는 모로코

2년간 아프리카 햇빛에 노출된 내 피부는 쭈글하기가 피클 같고, 이젠 갈 날이 머지 않았다고 딱 그지 꼴을 해가지고 노니는데, 저것들이 날 진정 그지로 여겼나보다. 오토바이 꼬라지를 보니 좀 사는 집 자제들 같은데, 이 죽을 놈의 빈부격차. 진정 노블레스 오블리제 따위는 없는 건가?

집에 오자 마자 바지를 벗고 벅벅 빨아댔다. 집에 간다고 죄다 남 주고 팔아버려서 더 이상 손빨래는 안 할 줄 알았는데. 어찌보면 결자해지겠지. 늘 내가 화를 내면 꼭 이런 일이 생기니까. 아침에 화가 났었어도 은근 참았어야 했다. 참는 게 이곳에선 가장 최고의 미덕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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