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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은 개뿔

수다공작소 2009. 11. 17. 13:14

 

낭만은 개뿔! 인생은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있는 그대보다 더 현실적이다.

 

방송에서 개뿔로 웃겨본 적이 있다. 화려한 조명과 사람들의 환호가 마구 뒤엉켜 그때 당시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지만, 조명이 사라진 뒤 남겨진 암전은 쉬지 않고 기억된다.

 

달콤한 인생이란 없다. 단지 남는 건 개뿔 뿐이다. 생하고 로하며 병하고 사하는 우리네 인생 속에 남는 게 뭐란 말인가?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 석 자를 남긴다지만, 동명이인이 한두 명이어야지.

 

인생을 삐뚤어지게 보는 사람치고 그 마음에 낭만이 없는 사람이 대체 명 몇이나 될까? 아이러니하게 들리겠지만 현실이 고달플수록 그들 마음의 낭만발전소는 하염없이 가동되는 법이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희망의 또다른 이름이라기보다는 그 구두에 비친 우리들의 일그러진 일상을 더 과장되게 표현하는 도구다. 마이클잭슨이 살았던 네버랜드가 아무리 휘황찬란한들 피터팬의 그곳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집착하면 집착할수록 네버랜드는 더 멀리 달아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단지 낭만 속에 갇혀서 네버랜드만을 꿈꾼다면 인생은 더 이상 현실이란 이름으로 그대 앞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마치 신데렐라 구두에 비친 이그러진 세상처럼

 

진정한 희망은 낭망이 아니다. 희망이란 내가 숨쉴 수 있는, 그래서 살만한 공간을 연출해나가는 무대이다. 와이어 액션으로 하늘을 날고, 대나무밭을 오가며 화려한 무술 따위를 보여주는 무대가 아니라 그와 내가 숨쉬고 살아가는, 그래서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있는 그대가 진실임을 깨닫는, 바로 그것이 진정한 무대인 것이다.

 

한때 껌풍선마냥 쉬이 사라질 것들에 칩거하면서 현실을 철저하게 외면한 적이 있다. 뭐든 다 할 수 있을거다 허풍은 떨어지만 정작 내 앞에 놓여진, 그래서 꼭 해야만 하는 삶이 너무나 두려웠다. 실패하면 어쩌지, 혹 그들이 날 비난하지 않을까, 안 될 바에는 그냥 돌아서서 주저앉아버리는 거야. 그랬더니 현실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헛된 망상만 숨막힐듯 차올랐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난 '부모'란 주머니속에 안락하게 숨어 낭만이란 바이러스에 제 몸을 넘겨주고 살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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