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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라라 랄랄라 스머프 마을에 가다.

수다공작소 2009. 9. 22. 04:07

아실라(asilah)

 

모로코의 산토리노 아실라

 

세계 곳곳의 예술가들이 매년 이곳을 찾아 아름다운 벽화를 그린다.

관광객들은 벽화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바다와 인접해 해수욕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낙타를 타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탁 틔인 시야와 대서양의 맑은 바람이 마음 속까지 청소해주는 느낌이다.

 

 

 

새벽을 깨워 아실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등푸른 생선이 들려주는 바닷속 이야기와 실록의 전령이 들여주는 남쪽 풍문을 듣고 있노라니 어느새 날 선 햇살이 코발트빛 바다와 일사분란하게 조우하는 그곳을 마주하게 됐다.

 

생각보다 마을이 작고 아담하다. 손바닥 하나로 가려보라면 넉근히 가릴만하다. 코끝에 맺힌 땀을 실시간으로 공기 중으로 분산시키는 바람과 금방 뭔가를 도려낼 듯 날카로운 기세로 살갗을 태우는 태양을 보노라니 마음 한켠이 금새 파닥거린다.

 

 

미쳐 못 맞춘 퍼즐마냥 드문드문 빛바랜 파라솔이 눈에 띠었고 넘실대는 파도 속에 몸을 맡긴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전에 맴돌았다. 현대 예술이 모로코 옛도시와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해변을 따라 메디나로 향했다. 마치 새하얀 속살을 감춘 저고리마냥 해안가 절벽과 어울려 날아갈 듯 새초롬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땔 때마다 어떤 예술가의 혼이 마음에 또아리를 틀지 새악시 볼마냥 마음도 붉(?)그락푸르락  그러했다.

 

 

물이 반쯤 담긴 시디알리 패트병에 축 늘어진 해바라기 한 송이가 꽂혀있었다. 한 일본계 예술가가 그것을 하얀 회벽으로 옮겨심고 있는 중이었다.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작품 속에 몸을 누이며 꼭 그 그림 속 해바라기 마냥 훌쩍 커버린 오후의 불볕더위와 분투하셨다.

 

하늘반 바다반 그렇게 아실라는 자연을 반반 닮아서 더 빛났다. 

 

탕헤르(tanger)

 

여수와 해양엑스포 개최지로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였던 곳

 

모로코 수도 라바트보다 더 번화한 도시이다.

스페인과의 거리가 불과 14Km 밖에 되지 않아 아프리카 대륙의 관문으로 통한다.

유럽여행 후에 넘어온 많은 여행객들이 잠시 머무는 곳이기도 하다.

헤라클래스 동굴과 먼진 해변으로 유명하다.

 

 

희뿌연 매연과 자동차 경적 소리가 도시의 일상을 말해준다. 사람들은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고 이글거리는 여름태양은 뼈속까지 태우는 듯 드세다. 홀쭉한 주머니를 생각해보니 이곳저곳 발품을 팔지 않으면 하루가 무의미해질 것 같아 거주증까지 드리밀며 흥정에 나섰다.

 

한참을 걸어 유럽으로 가는 길목에 다달았다. 저 멀리 신기루처럼 보이는 스페인이 어느새 바람을 타고와서 눈앞에 어른거린다. 터진 강둑의 물줄기 마냥 셀 수 없이 흘러나오는 사람들 속에서 일상의 피곤함이 묻어난다. 메디나로 이어지는 길가를 보고 있노라니 문득 머리 속에 진공청소가가 떠올랐다. 그 안에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그 수많은 사람들이 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걸까? 난생 처음 선인장 열매를 먹어봤다. 물컹한 과육 사이로 수많은 씨들이 올망졸망 들어차 있었고, 과즙은 다소 밍밍한 것이 그닥 매력적이지 못했다. 메디나의 풍경은 여느 모로코의 메디나와 다를 바 없었다. 단지 낮은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느낌이 다른 메디나와는 달랐다.

 

 

메디나를 벗어나 카페테리아 즐비한 땅제의 해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국적인 낭만보단 지리한 항구도시의 잿빛 생활이, 머물기보다는 또다른 출발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곳이라는 생각이 잠시 머리를 스쳤다.

 

어둠이 내리다.

 

쉐프샤우엔(chefchauen)

 

스퍼프 마을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숲속의 작은 도시

 

정말 포근하고 아득한 동네이다.

모로코 어느 동네보다도 사람들의 인심이 후하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많기 때문에 안심하고 구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루숙박료 7500원 / 한끼 식사 3000원

 

 

On a fait un chic voyage!

별빛이 내리고 바람이 이야기하고 풀잎이 노래하는 별난세상이다.

 

겨울밤 모닥불 옆으로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인 듯 새하얀 집들이 산들 사이에서 오선 위에 걸린 음표처럼 화음을 일군다. 차갑다 못해 시린 계곡물이 마을 허리를 돌아 흐르고 검게 탄 피부의 아이들이 시절을 쫓아 오후에 한 귀퉁이를 머금는다.

 

 

가죽공방에서 피어오르는 형용색색의 가죽향이 행인의 발길을 묶고, 흥정하는 입가에 미소가 번지도록 인정도 넘친다. 골목 사이사이로 이방인을 훑어보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정겹고 세월을 내려앉은 노인네의 미소가 평안한 안식을 준다.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는 졸린 눈도 줄행랑칠만큼 그 불빛마저 운치로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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