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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리터의 눈물

수다공작소 2009. 10. 14. 17:15

 

p27 "사회시간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 따돌림을 당하는 것도 자신을 강하게 만드는 좋은 체험 중 하나다."

 

꼭 따돌림을 당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이 이런 말을 지껄인다. 학교나 사회 속에서 가장 없어져야할 문화 중 하나인데, 이런 식으로 자기합리화해버리면 근절은 커녕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아니고 뭐겠는가?

 

p74 "나는 공기 같은 존재의 인간이 되고 싶다. 사라지고 나서 처음으로 소중한 존재였음을 알게 해주는 사람. 아무튼 따득하고 안에서 멋이 우러나는 그런 인격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장 흔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듣고 또 들어도 이렇게 간절한 표현이 없어 보인다. '공기 같은 존재'.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된다는 것은 어쩜 인생을 나도 모르게 갑지게 사는 것과 같을지 모른다. 요즘 들어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붙잡는다식의 사고 방식이 머리 속에 또아리를 틀어댄다. 아마 나같은 이에게, 적어도 지금이라면 '공기'를 기대하기는 힘들거다. 어쩌면 누군가 내게 다가오면 그 목을 졸라 질식시켜버릴지도 모른다. 그만큼 관계에서 오는 잡다구리한 생각들과 미처 발견하지 못한 멜랑꼴리한 일들이 요즘 들어 가는 발목을 붙잡는다.

 

p108 "친구한테 배운 것 1. 장애자라고 토라지기만 하면 언제까지나 자신을 바꿀 수가 없다. 2. 없어진 것을 뒤쫓아 가기보다는 자신에게 남겨진 것을 높인다. 3.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지 마라. 자신만 비참해질 뿐이니까."

 

왜 난 그토록 많은 일기들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아야 같이 선택의 기로에서 이런 생각들을 못했는지 모르겠다. 그녀가 살면서 스스로 터득했을 법한 이런 방식이 인생을 좀 더 값지게 해 줄거라는 걸 왜 그전에는 미처 몰랐는지 한심스럽다. 따지고 보면 지금도 그것이 내 것이 아니지만 말이다.

 

걷는다는 것 자체가 그 누구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라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의 부모라든지, 아야처럼 근육병(?)으로 걷기 힘들어진 사람이라든지, 불행한 사고로 두 다리를 잃어버린 사람이라면 그 걷는다는 것은 내가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성한 일일 것이다. 고로 인생은 늘 감사가 넘쳐야 한는 말이다. 너무 비약이 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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