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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동반자살! 나도 한 때 죽고 싶었다.

수다공작소 2009. 9. 16. 19:02

여고생 동반자살의 사건의 자초지종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여고생 두 명이 아파트 18층에서 서로의 몸을 운동화 끈으로 묶은 채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사건 직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둘 다 목숨을 잃었다.

 

아파트 옥상에서는 이들이 마신 것으로 추정되는 소주병 2개가 발견됐고, 유서를 쓴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죽기 몇 일 전 휴대전화를 통해 '학교 가기 싫다' 등의 메시지를 부모에게 남겼고, 반친구들(?)과 심하게 다퉜다고 한다.

 

나도 왕따를 당해봤다.

 

왕따가 흔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왕따를 당해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두 명의 동급생으로부터 거의 매일 구타를 당했다. 그 중 한 명은 한 때 짝궁이었었고, 다른 한 명은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수재였다. 그런 그들이 매일 같이 때리고 욕을 했다.

 

어느날부터 학교 가는 게 싫어졌다. 매일 맞는 것도 싫었고, 반의 다른 아이들이 내가 맞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는 것도 참을 수 없었다. 어느 누구도 내가 맞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부모님께서는 내가 학교에서 왕따인지 알지 못했다. 워막 숫기가 없고 조용했던 편이라 부모님께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지도 않았지만, 그 내가 그런 아이라는 사실 자체가 부끄러워 참아 입을 뗄 수 없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연신 맞는, 나는 동!네!북!

 

담임 선생님께서 전화로 내가 이틀 동안 학교에 나가지 않은 사실을 부모님께 알렸다. 그날은 정말 억수로 힘든 날이었다. 워낙 성질이 급하셨던 아버지라서 매부터 들으셨고, 난 이유조차 설명할 기회도 없이 연신 맞아야 했다.

 

그 후로도 띄엄띄엄 학교에 나갔다. 그럴 때면 어김 없이 부모님께 혼났고, 이 지겨운 상황은 계속 반복됐다. 그 때 당시 왜 담임 선생님께서는 나를 도와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전교 1등 하던 아이의 아버지가 우리 학교에서 근무하시던 선생님이라서 그랬을까? 아무튼 왕따의 시절도 점차 사라져갔다.

 

내가  어떻게 왕따에서 벗어났는지는 정확히 기억해낼 수는 없지만, 그사이 우리 집은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 아파트에는 나를 때렸던 아이들이 살았었다. 동질감이었을까? 아무튼 그 후의 나의 행동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부끄럽다.

 

왕따를 당하던 아이가 왕따를 시키는 아이가 되다.

 

우리가 괴롭히는 아이에 어머니가 학교에 찾아오셔서 '우리 철이랑 잘 지내라'고 먹을 것을 주셨다. 순간 내가 그 동안 뭔짓을 했나 싶어서 당황했고, 그 후로는 그 아이에게 잘 대해줬던 것 같다. 왕따였던 내가 나를 왕따시켰던 아이와 함께 또다른 아이를 왕따시켰다는 시나리오. 정말 기가 막히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학교에서 일하시는 주사셨고, 그래서 그 아이를 좀 업신여겼던 것 같다. 다른 아이들처럼 말끔한 차림도 아니었고, 피부도 다소 거무스름해 촌스러워 보였다. 아무튼 나의 왕따 시절은 3학년이 끝날 무렵 종적을 감춰버렸다.

 

왕따와의 이별을 선언한 후

 

전교 1등하던 아이는 공부만 잘했지 너무 이기적이라 늘 반아이들에게 미움을 샀고, 내 짝이던 아이는 권력자의 뒤에 숨어 힘을 나눠 갖는 아이로 자랐다. 그럼 나는!?

 

나는 보란 듯이 잘 살았다. 물론 왕따 이외의 인생문제로 좀 고뇌하며 살긴 했지만, 왕따로 고민하는 일 따위는 전혀 없었다. 오히려 나를 보호해줄만한 인맥이 더 많았다.

 

왕따 말고도 살면서 죽고 싶었던 적은 많았다. 하지만 단 한 번도 내가 죽을 용기를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가장 두렵고 무서운 일, 그것도 그 높은 곳에서 죽고자했던 사람이라면 왜 사는 데에는 그 만큼의 용기를 뿜어내지 못하는 걸까?

 

검정고시도 있고, 자살 이외의 다양한 방법이 있었을텐데... 아마도 그들 상황에선 자살이 가장 쉽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왕이면 한 번 태어난 인생 좀 더 살아서 인생이 이런 거구나 한뼘 더 느껴보는 게 어떨까?

 

왕따시키는 분들! 다 크면 흉이고 죄고, 마음의 무게입니다. 거기다가 친구가 목숨까지 잃었다면 어찌 남은 여생이 편하겠습니까? 그리고 왕따 당하는 걸 그냥 목도하는 아무개님들, 님들도 그 상황을 그대로 방조한 죄, 나쁜 사마리아인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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